임팩트그라운드

시민과학과 기술의 힘으로 바다를 지키는 법 –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2025.06.02

현재 우리는 오염된 바다에 익숙해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해안에 떠밀려 온 쓰레기조차 이제는 자연의 일부처럼 여겨지기도 하죠. 이런 바다를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고자, 20년 넘게 해양 쓰레기를 연구하고 정책으로 연결해온 단체가 있습니다. 바로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OSEAN)입니다. 오션은 시민과학, 연구, 기술이라는 방법으로 바다를 지키는 새로운 실험을 해왔습니다. 오션의 홍선욱 대표를 만나, 오랜 시간 지켜온 문제의식과 기술의 의미, 그리고 오션이 그리는 바다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 누군가는 계속 들여다봐야 했던 해양쓰레기

오션은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는 독립 비영리 연구소입니다. 통영을 시작으로, 지구 바다를 지키겠다는 야심찬 꿈을 가지고 활동하죠. 홍선욱 대표는 이 문제를 1996년부터 알았고, 2001년 초부터 연구해왔지만, 알면 알수록 쉽게 해결될 수 없으며 플라스틱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류 전체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홍선욱 대표) 처음에는 바닷가에 흩어져 있는 쓰레기를 관찰하고 기록하고 청소하는 활동을 시작했죠. 지금은 점점 더 깊고 넓게 확장하고 있어요. 해양 쓰레기는 육지에서 들어오기도 하고 바다에 떠다니는 것들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결국은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죠. 어민들이 발생시키는 쓰레기, 도심에서 나가는 쓰레기에 모두 관심을 갖고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어요.

 

 

 

🗑️ 데이터가 말해준 ‘오션이 옳다’

 

오션이 가장 집중했던 문제 중 하나는 ‘스티로폼 부표’였습니다. 스티로폼(발표폴리스티렌) 부표는 양식업에서 사용하는데, 해양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오션은 10년 넘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해안을 직접 정화하는 것은 물론,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한 대안을 발굴하는 데 애써온 것입니다. 대안 중 일부를 정부가 정책으로 도입해, 스티로폼 부표를 더 이상 새로 설치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홍선욱 대표) 오션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저희가 집중해온 이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는 것을 통계로 확인했을 때였어요. 실제 바닷가에서 조사한 쓰레기가 데이터 상에서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을 때가 가장 짜릿했죠. 스티로폼 부표의 60% 가까이가 교체되면서 바닷가 스티로폼 부표 쓰레기 개수와 무게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스티로폼 부표가 바다 쓰레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거든요.

 

 

 

🌐 임팩트그라운드와 함께한 바다지키기

 

연구 중심이었던 오션의 활동은 2022년 임팩트그라운드와 함께 시민과 현장으로 더 확산해 나갔습니다. 스티로폼 부표를 줄인 성공 경험으로 다른 쓰레기 항목들도 차츰 줄여나가고 있고, 한국을 넘어 아시아 태평양으로 프레임워크를 확산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시민과학자들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홍선욱 대표) 임팩트그라운드를 통해서 다양한 도전을 했어요. 진행했던 첫번째 사업은 ‘열일캠페인’이었습니다. 수도꼭지를 막듯이, 근본적으로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막는 캠페인이죠. 앞에서 이야기했던 스티로폼 부표 사례를, 다른 주요한 아홉가지 항목에도 적용하는 예방 차원의 노력이었어요.

두번째 사업은, 이렇게 노력했음에도 이미 발생한 쓰레기에 관한 것이었어요. 바닷가에서 발견이 되거나, 이미 길거리에 버려져서 바다로 들어갈 잠재적 가능성이 있는 쓰레기를 관찰하고 데이터화 하는 ‘바다기사단’이죠.

 

 

 

 

(홍선욱 대표) 사실 이런 모니터링을 진행한지는 굉장히 오래되었어요. 시민들의 힘을 빌려서 하나하나 조사했었죠. 누군가는 직접 바닷가에 나가서 손으로 조사해야 했고, 누군가는 데이터를 하루 종일 엑셀파일에 입력하고 분석해야 했어요. ‘새로 나오는 기술들을 활용할 수 없을까?’하는 고민을 했었는데 임팩트그라운드를 통해 이 분야에 집중할 수 있었죠.

 

‘바다기사단’은 AI가 해안 쓰레기를 자동으로 감지하는 거예요. 드론을 활용하면서, 직접 가지 않아도 해안에 어떤 쓰레기가 있는지, 면적 당 쓰레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어떤지를 짧은 시간 동안 넓은 구역에 대해 적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바닷가 뿐만 아니라 바다로 들어가기 전 육상에서의 쓰레기도 감지하는 ‘어번나이츠’라는 프로그램도 만들었어요. 육상에서 자주 발견되는 쓰레기도 구분할 수 있는거죠. 기술을 이용해서 더욱 빠르게 오션의 활동이 발전하고 있고, 이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든든한 프레임워크가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어요.

 

 

🌊 오션이 꿈꾸는 바다는 어떤 모습인가요?

 

[바다기사단] 2024년 9월 28일 제주 비양도 서쪽 해안에서 기록된 페트병과 통발 등 쓰레기 [wlals9496@naver.com]

 

(홍선욱 대표) 저희가 꿈꾸는 바다는 ‘더 이상 쓰레기를 주울 필요가 없는 바다’라고 얘기할 수 있어요. 사실 지금 세대 사람들은 바닷가에 갈 때마다 쓰레기를 보니까 마치 그것이 원래 바다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원래 바다란 쓰레기를 스스로 만들진 않는 존재거든요. 그 원래의 바다로 돌아가 정상적인 바다를 회복하는게, 저희가 꿈꾸는 바다입니다.

 

[사진 제공]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하나의 문제를 붙잡고, 기술과 시민의 힘으로 실천을 이어온 오션의 여정은 깊고도 단단합니다. 하지만 긴 여정이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더 나은 지구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오션의 실험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다를 지키는 여정에, 따뜻한 응원을 보냅니다.

 

 

🐳 오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Thumbnail Image
브라이언 펠로우

[정주연 펠로우] 옷을 통해 세상과 사람을 잇다

옷장 속에 콕 박혀 손이 안가는 옷 한 벌. 이 옷이 다시 누군가의 삶에 스며드는 일. 정주연 펠로우는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브라이언 펠로우로 선정된 후 3년의 시간 동안, '다시입다연구소'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순환의 가치를 나누고, 옷과 사람 그리고 환경을 잇는 따뜻한 연결을 만들어 왔습니다. 6월, 환경의 달을 맞이해 정주연 펠로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2025.06.09
Thumbnail Image
임팩트그라운드

시민과학과 기술의 힘으로 바다를 지키는 법 –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바다를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고자, 20년 넘게 해양 쓰레기를 연구하고 정책으로 연결해온 단체가 있습니다. 바로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OSEAN)입니다. 오션은 시민과학, 연구, 기술이라는 방법으로 바다를 지키는 새로운 실험을 해왔습니다. 오션의 홍선욱 대표를 만나, 오랜 시간 지켜온 문제의식과 기술의 의미, 그리고 오션이 그리는 바다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2025.06.02
Thumbnail Image
임팩트그라운드

누군가의 곁이 된다는 것 – 띵동 10주년을 맞이하며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세상에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안전한 공간입니다. 누군가의 곁이 되어주기 위해 10년을 버텨온 단체. 처음에는 막연한 시도였지만, 지금은 수많은 삶이 스쳐간 장소이자, 함께 숨 쉴 수 있는 공동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청소년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기를 돌보는 것이 존재를 가능케 한다는 믿음으로 띵동은 10년 동안 그 자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습니다. 띵동의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상상을 이어가고자 하는지 묻기 위해 띵동의 정민석 대표, 선호찬 사무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2025.05.20
Thumbnail Image
브라이언 펠로우

[박원진 펠로우] 소리를 눈으로 듣는 세상, 그 너머를 꿈꿉니다

[브라이언 펠로우 시즌4] 박원진 펠로우는 문자통역이라는 기술을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통로로 만듭니다. 농난청인의 정보접근권을 확장하고, 일상의 소통을 더 평등하고 쉽게 만드는 일은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그 길을 차분히 걸어가는 박원진 펠로우와 에이유디의 모습은 분명히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작은 실험을 이어가는 박원진 펠로우의 걸음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2025.05.12
Thumbnail Image
사이드임팩트

[계단뿌셔클럽] 우리 동네 계단, 같이 뿌셔볼까요?

부슬비가 살짝 내리던 토요일인 4월 19일 아침, 충무로역 인근에서 진행된 '계단뿌셔클럽'의 계단 정복 활동에 재단 크루들이 게스트로 참여했어요! ☔️ (함께한 사람: 제롬, 소피, 헤일리, 지니) 아이와 함께, 친구와 함께, 혼자여도 괜찮은 정복활동! 계단뿌셔클럽과 정복활동이 더 널리 알려지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기를 기대합니다.
2025.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