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그라운드

누군가의 곁이 된다는 것 – 띵동 10주년을 맞이하며

2025.05.20
사단법인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 사무실. 왼쪽부터 띵동의 선호찬 사무국장, 정민석 대표(이사장)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세상에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안전한 공간입니다. 누군가의 곁이 되어주기 위해 10년을 버텨온 단체. 처음에는 막연한 시도였지만, 지금은 수많은 삶이 스쳐간 장소이자, 함께 숨 쉴 수 있는 공동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청소년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기를 돌보는 것이 존재를 가능케 한다는 믿음으로 띵동은 10년 동안 그 자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습니다. 띵동의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상상을 이어가고자 하는지 묻기 위해 띵동의 정민석 대표, 선호찬 사무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띵동의 시작, 누군가는 해야 했던 일

 

 

띵동의 자원활동가 띵가띵가의 모습

 

사단법인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은 위기 상황에 놓인 청소년 성소수자를 상담하고 지원하는 조직입니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신체적ᐧ정신적으로 안녕을 보장받고,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에 대한 자아존중감을 바탕으로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함께하고 있죠.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편하게 이야기하고, 쉬고, 놀고, 먹고, 자고, 자립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종합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민석 대표는 띵동 이전부터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만나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정민석 대표) 사실 청소년 성소수자를 만나는 건, 10년 전에도 계속해왔던 일이었어요. 띵동이 만들어지기 전에도 초기 활동가들이 있었죠. 하지만 공통적으로 입을 모아 이야기한 부분이 있었어요. 아무리 애정을 쏟아도, 개인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걸요. 학교, 가정, 제도 안에서 성소수자 청소년의 존재는 반복해서 지워지고 있었고, 이슈는 잠깐 반짝하다 사라지기 마련이었어요. 그래서 더더욱 끈기 있게 옆에 있을 조직이 필요하다고 느껴 띵동이 시작되었어요.

 

이렇게 위기 상황에 처한 청소년들이 빠르게 상담하고 쉴 수 있게 하는 상황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면서, 2015년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 지원센터 띵동’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 10년을 버틴다는 것에 대하여

 

그렇게 조직으로서의 띵동이 시작된 지 어느덧 10년, 띵동을 지켜온 사람들은 어떤 기분일까요?

 

(선호찬 사무국장) 사실은 아쉬운 마음이 가장 커요. 10년이 지났는데도 이 역할을 하는 건 여전히 한국에 띵동 하나거든요. 성소수자 청소년의 위기를 발견하고, 함께 이야기하고, 쉴 곳을 마련하는 역할은 사실 띵동뿐만 아니라 다른 청소년 기관이나 쉼터, 학교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에요. 그런데 이것을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기관이 많았고, 그걸 바꾸기 위해서 복지 현장을 열심히 두드려왔죠.

(정민석 대표) 하지만 복지현장을 열심히 두드린 덕분에 달라진 점도 분명해요. 예전에는 저희가 먼저 전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쉼터나 복지관에서 먼저 전화를 주시는 경우도 많아요. ‘이런 친구가 있는데, 같이 지원할 수 있을까요?’라는 제안을 역으로 주시기도 하죠. 저희가 지금까지 말해온 것들이 작게나마 현장에 스며들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우리가 잘 하는 것을 계속하자’라는 마음을 가지고 10주년을 맞이했고, 앞으로도 쭉 이어갈 생각이에요.

 

띵동의 10주년 기념행사에서도 그간 띵동이 걸어온 발자취를 되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5월 19일,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린 띵동 10살 생일파티에서는 지금까지 띵동과 함께한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띵동의 자원활동가 ‘띵가띵가’로 활동하셨던 하루님은 띵동을 ‘등대’라고 표현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캄캄하고 미래를 생각할 수도 없는 상황 속에서 띵동을 만나서 인생이 바뀌었고, 등대처럼 앞길을 비춰주었기 때문에 그 길을 따라 잘 걷고 있는 것 같다는 솔직한 생각을 전해주시기도 했답니다.

 

 

🏠 상상하던 공간을 직접 열어본 시간, ‘숨숨’

 

띵동은 브라이언임팩트의 임팩트그라운드를 통해, 그동안 상상만 해오던 공간을 실제로 열어보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야간센터 숨숨’은 띵동이 마련한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24시간 운영 긴급 주거지원 공간입니다.

띵동은 청소년들을 꾸준히 만나며, 위급한 밤 시간에 갈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없다는 현실을 절실히 체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탈가정하거나 위기 상황에 놓인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지원해오면서, ‘공간’ 그 자체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꾸준히 가져왔고, 그 고민의 연장선에서 ‘야간센터 숨숨’이라는 시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선호찬 사무국장) 지금은 잠깐 재정비 중에 있지만, 이 실험을 통해 공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어요. 인력, 운영시간, 접근성, 공간 구성 등 생각보다 변수가 많았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에도 이런 지원 체계를 계속해서 고민하고 만들어 갈 예정이에요.

 

 

🏳️‍🌈 띵동이 꿈꾸는 작은 바람

 

 

 

(선호찬 사무국장) 청소년들을 만나면 ‘스무살 되면 죽어야지’와 같은 말을 많이 해요. 본인이 성인이 되었을 때를 한 번도 떠올려본 적 없는 거예요. 미디어에서 노출되는 사람들의 영향도 있고요. 하지만 띵동에 오면 다양한 직업군의 성소수자 당사자인 성인들을 만날 수 있어요. 그냥 그렇게 서로 알아가며, 청소년들이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세상이 생각한 것보다 빨리 변하지 않을 수 있어도, 띵동은 그 걸음을 함께 걸어왔습니다. 누군가의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해주는 공간으로서의 띵동은 임팩트그라운드를 통해 성소수자 청소년들을 잠시 숨 쉴 수 있도록 열어주었습니다. 상담가 위기 지원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제도, 지역과 연결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말해도 되는 곳, 존재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으로서의 띵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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