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년 전, 지역아동센터 하나하나를 직접 찾아다니면서 새로운 교육 봉사 모델을 만들어 나간 사람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자원봉사가 아니라 청소년과 대학생, 사회인을 연결하는 장기 멘토링 구조였죠. 지금은 ‘점프(JUMP)’라는 이름으로, 전국을 넘고 국경을 넘었습니다.
“교육 불평등의 악순환을 끊고자 삼각 멘토링 모델을 중심으로 교육 기회를 제공해,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단순히 멘토와 멘티를 일대일로 연결하는 것이 아닌,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를 목표로 설계된 소셜 벤처. 특히 이 모델에서 성장은 청소년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점프를 거쳐 간 청소년은 누적 26,195명, 대학생 봉사자는 7,384명, 사회인 멘토는 711명에 이릅니다(2024년 12월 기준). 이들이 만들어 낸 교육 네트워크는 단순한 봉사 활동의 집합이 아니라, 하나의 지속가능한 커뮤니티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2022년부터는 브라이언임팩트의 ‘임팩트그라운드’를 통해, 더 실험적이고 깊이 있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점프가 오랫동안 고민해온 ‘지속가능성’과 ‘확산’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다음 단계의 여정이 시작된 것이죠. 더 큰 점프를 계획하는 사단법인 점프의 김결 팀장, 송수니 팀장을 만나보았습니다.
점프의 삼각 멘토링은 이름처럼 세 축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가장 중심에는 청소년이 있고, 그 옆에는 대학생 봉사자가 함께하고, 대학생을 지원해주는 사회인 멘토가 또 있죠. 이 세 주체가 모두 연결되어서,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를 응원하고 성장하게 돼요.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관계가 단기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보통의 교육봉사나 멘토링 프로그램은 몇 번의 만남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계속 그런 관계가 반복되면서 아이들은 “어차피 이 사람은 또 갈거야”라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1년 동안 꾸준히 같은 사람이 와서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공부도 하고, 놀아주기도 하면 그때서야 아이들이 진짜로 마음을 여는거죠.
이런 장기적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대학생들에게도 다른 동기부여가 필요했어요. 단순한 봉사가 아니라, 진짜 교육자의 마음으로 아이들과 지내야 하니까요. 그래서 대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제공하고, 사회인 멘토를 매칭해 진로나 고민을 같이 나누기도 하죠. 사회인 멘토들도 대부분 자발적으로 참여하는데, 오히려 본인도 많이 배웠다는 피드백을 받아요. 후배한테 무언가를 해줄 수 있다는 것이 사회인 멘토들도 행복하게 만드는거죠.
실제로 청소년이 점프 프로그램을 받고, 몇 년 뒤 대학생 봉사자가 되고, 그 이후에는 사회인이 되어 다시 멘토로 돌아온 사례도 있어요. 그럴 땐 정말 감동이죠. 우리가 만들고 싶은 선순환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요즘이라기보다, 근 몇 년 동안 계속 저희는 글로벌 확장과 알럼나이와 멘토 커뮤니티의 성장지원에 집중하고 있어요.
특히 점프의 삼각 멘토링 모델을 해외에 적용하는 글로벌 확장 사업에 열심히 도전 중이에요. 교육격차가 있는 어느 나라에서나, 함께 성장하는 교육봉사 모델이 필요하다고 보았거든요. 10년 동안 점프가 쌓아왔던 노하우들을 점점 해외로 확산시키고 싶었어요. 특히 지금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세부 등 다양한 나라에 점프의 삼각 멘토링을 적용해 나가고 있어요. 저희가 직접적으로 지원하지 않아도, 삼각 멘토링 모델이 각 나라에 잘 적용되어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큰 목표입니다.
커뮤니티 성장 지원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요. 첫 번째는 멘토링 활동을 수료한 알럼나이가 성장해서 사회인 멘토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속적인 사회인 멘토링과 취업과정을 지원하는 부분이에요. 두 번째로는 사회초년생 알럼나이와 다양한 세대의 사회인 멘토단이 관심사를 기반으로 소모임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취업준비하는 대학생/취준생부터 사회 초년생, 시니어 멘토까지, 대학생 봉사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애주기별로 커뮤니티 안에서 계속해서 성장하고 선한 사람들과 건강한 선순환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거죠.
임팩트그라운드는 점프가 다음 스텝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지원해줬어요. 14년 간 치열하게 고민하고 만들어 온 모델을 교육 기회가 필요한 곳에 확장하고, 이 선순환이 지속될 수 있게 하려면 다음 스텝을 위한 실험과 도전이 필요했거든요. 임팩트그라운드는 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 소중한 프로그램이에요.
저희가 임팩트그라운드를 통해 진행한 사업이 정말 많은데, 그 중 하나가 위에서 언급했던 글로벌 확장이에요. 점프의 삼각 멘토링 모델을 필리핀 세부에 현지화하는 것을 임팩트그라운드 지원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현지 NGO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점프의 도움 없이 청소년들이 지속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거죠. 세부 점프스쿨을 통해 확인된 모델의 확장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신체활동을 접목시키는 등 글로벌 현장의 필요와 수요에 맞추어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확산해 나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점프의 성과를 측정하고, 지속가능성 연구를 할 수 있었다는 것도 큰 변화예요. 사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는 있지만, 누군가를 설득할만한 정량적인 임팩트는 잘 모르고 있었거든요. 교육 격차 문제 해결에 있어서 삼각 멘토링 모델이 실제적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파악하고 싶었고, 이렇게 정량적이고 정성적인 성과를 연구자의 시선으로 정리해 보는 것이 점프에도, 나아가 비영리 생태계에도 좋은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아우어아우어’는 점프 알럼나이와 사회인 멘토들이 관심사를 기반으로 교류할 수 있는 소모임 프로그램이에요. 선한 의지를 가지고 교육 기회를 확산한 청년과 사회인이 즐겁고 유익하게 연결되고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싶었는데, 임팩트그라운드 덕분에 시작할 수 있게 된거죠.
일 년 넘게 커뮤니티 소모임을 운영하면서 여러 의미 있는 효과를 발견했어요. 참여자 개인적으로는 웹소설, 데이터 분석, 테니스, 등산, 위스키 등 관심 있던 주제를 점프 커뮤니티 구성원들과 함께 배우고 도전하면서 삶과 커리어에 긍정적인 자극을 받는 분들의 이야기를 쌓아가요. 이렇게 점프 커뮤니티를 진하게 경험한 분들이 점프의 활동과 가치에 더 깊이 공감해 주셔서, 사회인 멘토와 후원자 등 점프의 지지자로 함께해주고 계시죠. 점프에서는 이 점을 아우어아우어의 가장 의미 있는 효과라고 여긴답니다.
결국엔 사람인 것 같아요. 점프 안에는 정말 좋은 마음과 의지를 가진 분들이 많아요. 청소년이든, 대학생 봉사자든, 멘토든 그분들이 성장해서 각각의 자리에서 다음 세대와 우리 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고, 이러한 선순환이 건강하게 이어지는 것이 점프가 꿈꾸는 미래예요.
지금 현재 점프 커뮤니티 안에 있는 분들을 넘어서, 그 바깥에도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을 계속 발굴하고 연결하고 싶어요. 이것이 점프가 계속 확산하려고 하는 이유 중에 하나랍니다. 누군가 더 성장하고, 영향력 있는 위치에 갔을 때, 사회를 좀 더 따뜻하게 만드는 결정을 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거든요.
세상을 통째로 바꾼다기 보단, 세상에 사는 한 명 한 명의 구성원에게 따뜻한 경험을 불어 넣는 것. 그게 저희가 하는 일이고, 저희가 꿈꾸는 세상이죠.
점프가 추구하는 ‘연결’은 단지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을 넘어서 존재합니다. 그 연결은 한 사람의 성장으로 시작되지만, 결국 또 다른 사람의 기회가 되고, 또 다른 세대의 가능성이 됩니다.
좋은 사람이 오래 머물고, 서로 이어지고, 다시 돌아오는 것. 점프는 그렇게 선한 연결이 커뮤니티가 되는 방식으로 천천히, 또 단단하게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