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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
캥스터즈 주식회사 대표

모두 하나 되어 땀 흘리는 시간의 가치

누구나 즐겁게 운동하며 건강한 삶을 누려야 한다고 믿는 김강 펠로우는 IT 기술을 결합해 장애인을 위한 의료 보조 기기를 만드는 에이블테크(Able-Tech) 전문 기업 ‘캥스터즈(Kangsters)’를 운영합니다. 김강 펠로우와 캥스터즈는 휠체어를 타고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는 트레드밀 ‘휠리엑스’를 개발해 장애인의 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장애의 구분이 존재하지 않는 ‘무장애 피트니스’ 문화의 확산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올 용기를 얻은 장애인들이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영위하는 모습을 꿈꿉니다.

오늘 아침 캥스터즈의 제품 ‘휠리엑스’를 활용한 휠체어 레이싱이 2023 전국 장애인 e스포츠 대회의 정식 종목으로 선정됐다는 기사를 봤어요. 축하드립니다!

감사해요(웃음). 휠리엑스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을 넘어 모두가 즐기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길 바라요. 스포츠 경기 종목으로 정식 채택되었다는 것은 그 목표에 한 발짝 다가섰다는 의미죠. 매우 고무적인 성과라고 생각해요.

장애인을 위한 기구가 비장애인도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엔터테인먼트가 되는 거군요. 휠리엑스가 어떤 기구인지 자세히 설명 부탁드려요.

스마트 휠체어 트레드밀 휠리엑스는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종합 피트니스 솔루션이에요.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휠체어를 탄 채로 트레드밀 위에 올라 바퀴를 굴리며 유산소 운동을 하는 기구죠. 휠체어의 앞뒤 좌우 전 방향의 움직임과 속도를 감지하는 전용 스마트 센서 모듈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쉽고 편하게 운동할 수 있어요. 그냥 유산소 운동만 하면 지루하니까 피트니스 앱이나 레이싱 게임 같은 콘텐츠를 함께 이용하도록 했고요. 이번 전국 장애인 e스포츠 대회의 정식 종목으로 선정된 휠체어 레이싱은 가상의 커브 길을 달리며 1,000m를 가장 빠르게 통과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에요.

일상에서 장애인 운동에 대해 듣거나 접하는 건 쉽지 않은 일 같아요. 사실 가장 운동이 필요한 사람들일 텐데 말이죠.

아무래도 그렇죠. 비장애인은 헬스, 크로스핏, 수영, 필라테스, 요가 등 다양한 선택지 중 선호에 따라 운동을 고를 수 있으니까요. 국내에는 민간 체육 시설과 공공 체육 시설을 합쳐 약 10만 개의 체육 시설이 있어요. 반면 장애인 체육 시설은 150개 정도 돼요. 체육 시설 수만 봐도 장애인의 운동 접근성 문제가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죠. 그렇다면 집에서라도 운동을 해야 되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장애인을 위한 맞춤 장비나 서비스를 찾기 어려워요. 누구보다 건강 관리가 필요한 사람들이 운동을 해서 건강해질 수가 없는 상황 속에 놓이게 되는 거죠. 자연스럽게 건강 불평등은 더 심화되는 거고요.

김강 님께서는 장애인들의 운동 환경 부족 문제를 가까이서 체감하셨다고요. 계기가 있으셨나요?

20대 초반에 태권도 사범 일을 했는데, 그때 낙상 사고로 허리를 심하게 다쳐 3개월 정도 꼼짝없이 병원에 누워 있던 적이 있어요. 사실 저는 건강하고 운동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부모님은 두 분 다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으세요. 내 몸 하나 믿고 몸 움직이는 일을 하다가 한순간 그 모든 것이 불가능해지니까 그제야 부모님의 장애가 보이더라고요. 저는 3개월 누워 있었지만 부모님은 평생 불편하게 살아오신 거잖아요. 장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남은 삶을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때부터 부모님께도 어떤 점이 불편한지 구체적으로 여쭤보고, 장애인 관련 단체나 재단을 찾아가 장애인분들이 가장 불편을 느끼시는 지점이 무엇인지 조사하기 시작했고요. 그렇게 건강 관리, 장애인 운동권에 대한 심각성을 알게 됐는데, 장애인의 95%가 후천적인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인이 된 거예요. 이분들이 장애를 갖게 되고 병원에 있는 기간은 길어야 3년 정도예요. 그 이후엔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 살아가야 하지만 병원을 나선 순간부터 ‘재활 난민’이 되어버리는 거죠.

실제 양산 전까지 설계 변경만 20회 넘게 진행했고, 시제품은 11번 이상 제작하며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휠리엑스가 장애인이 실제로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고, 더 건강해지는 기구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증명해 내야 했기 때문에 이 과정을 소홀히 할 수 없었어요.

사용자가 장애인 분들이니만큼, 휠리엑스는 그 어떤 제품보다 ‘사용자 중심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비장애인으로서 장애인 중심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먼저 고객 자문단을 만들어 그분들을 매주 사무실로 초대했어요. 설계 단계부터 시제품 제작까지 모든 단계에서 고객 의견을 계속 들었어요. 국내 휠체어 사용자 500여 명도 만나고요. 그분들과 함께 제품을 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실제 양산 전까지 설계 변경만 20회 넘게 진행했고, 시제품은 11번 이상 제작하며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휠리엑스가 장애인이 실제로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고, 더 건강해지는 기구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증명해 내야 했기 때문에 이 과정을 소홀히 할 수 없었어요. 한양대학교 스포츠 과학팀과 연구를 진행하고 병원과 함께 총 3회의 임상 실험도 하며 객관적인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죠.

기억에 남는 사용자의 피드백이 있었나요?

집 앞 경사 때문에 턱이 있어서 부모님이 뒤에서 밀어주지 않으면 집에 들어가는 것조차 할 수 없는 사용자분이 계셨어요. 그런데 그분이 휠리엑스로 운동을 하고, 턱을 넘어 경사로를 혼자 올라가는 영상을 찍어 보내주셨어요. 부모님 없이는 집을 나설 수도, 들어설 수도 없었던 친구가 이제는 자유롭게 밖으로 나가고, 심지어 차를 구입해 운전하며 여행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이런 변화를 볼 때마다 캥스터즈가 존재하는 의미를 다시금 상기하게 돼요.

휠체어를 타고 벤치프레스 하는 법을 아는 것, 시각 장애인이 턱걸이를 할 수 있도록 봉에다 점자를 붙이는 것과 같은 교육과 배려가 필요하죠. 언젠가 이런 차원의 교육 사업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가르는 운동 환경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싶고, 궁극적으로는 무장애 피트니스 시설을 만들고자 하는 바람이 있어요.

휠리엑스를 통해 장애인들이 집에서 운동할 수 있는 기회는 주어졌지만, 여전히 사회에서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어울려 함께 운동하는 것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해요. 캥스터즈가 사회 인식의 차원에서 노력하는 지점도 있나요?

일반 체육 시설에서 장애인의 출입을 막지는 않아요. 출입 동선에 문제가 없다면 장애인도 일반 체육 시설을 방문할 수도 있는 건데요, 문제는 사람들 인식에 있어요. 장애인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위축되고, 자신에게 모이는 시선을 피하게 돼요. 또 피트니스 센터 운영자들은 혹시 장애인이 센터에서 운동하다 다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출입 자제를 요청하게 되고요.

캥스터즈 일로 해외 출장을 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때마다 크로스핏, 헬스장 등 운동 시설을 꼭 방문해 봐요. 그곳에서 장애인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장애인이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물리적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지, 코치나 트레이너가 장애인을 대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등을 체크하죠. 미국이나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여러 국가는 이런 부분이 너무 잘되어 있어요. 장애인은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운동을 하고, 비장애인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아요. 전신 마비 환자가 휠체어를 묶고 턱걸이와 윗몸 일으키기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아요. 장애인분들이 불굴의 의지로 운동을 포기하지 않고 시설에 계속 방문한다면 반대 차원에서 운동 접근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기 위해선 트레이너나 코치들도 변해야 해요. 휠체어를 타고 벤치프레스 하는 법을 아는 것, 시각 장애인이 턱걸이를 할 수 있도록 봉에다 점자를 붙이는 것과 같은 교육과 배려가 필요하죠. 언젠가 이런 차원의 교육 사업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가르는 운동 환경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싶고, 궁극적으로는 무장애 피트니스 시설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

김강 님께서 꿈꾸시는 무장애 피트니스 시설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는걸요.

말 그대로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운동하는 배리어프리 피트니스 시설이에요. 장애인을 위한 물리적 인프라가 완비된 것은 기본이고 장애인뿐 아니라 시니어까지, 모든 운동 소외 계층을 포용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앞서 언급했던 운동 지도자를 대상으로 한 장애인 운동법 교육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패배주의적 마인드를 없애는 교육 등 시설 운영을 위한 두 가지 교육도 함께 진행하면서요. 캥스터즈 임직원, 장애인 체육 지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 운동인의 노력이 모여 실현되는 무장애 피트니스 시설을 세상에 선보이고 싶어요.

캥스터즈의 다음 단계가 기대가 돼요. 사회 인식을 개선하는 것과 더불어, 장애인이 운동권을 보장받는 것에서 나아가 지속 가능한 운동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들었어요.

지속 가능한 운동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운동인들 사이의 커넥션이 만들어지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운동 기록을 기반으로 서로 연결되어 함께 운동한다는 느낌을 받도록 커뮤니티를 만들려고 해요. 이를 위해 현재는 보다 흥미로운 운동 콘텐츠들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요. 또, 디지털 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해요. 휠리엑스에 올라가 운동하면서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이 건강 수치들을 병원에서 모니터링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처방을 받는 원격 의료 시스템을 그려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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