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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목
별따러가자 공동대표

AI 기술로 만드는 모빌리티 안전망

세계 곳곳에 소형 모빌리티의 종류와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주식회사 ‘별따러가자’의 공동대표 김경목 펠로우는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환경을 만들기 위해 ‘라이더로그’ 서비스로 라이더의 편의와 안전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모션 센서를 통해 모빌리티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며 긴급 사고를 줄이고, 합리적인 보험 체계를 구축해 교통 약자에게 든든한 울타리를 만들어 주는 것인데요. 배달 라이더와 농촌 어르신을 시작으로 더 많은 이용자, 더 넓은 모빌리티의 안전을 만들어 나갈 별따러가자 이야기에 귀 기울여 봅니다.

주식회사 별따러가자(이하 ‘별따러가자’)를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별따러가자의 공동대표 김경목입니다. 별따러가자는 모션 센서를 바탕으로 구축한 ‘라이더로그’를 통해 소형 모빌리티 안전 관리와 편의 서비스를 진행해 나가고 있어요. 자동차에 비해 안전장치가 부족한 소형 모빌리티는 관리가 어렵고 사고에도 취약해요. 최근에는 면허를 반납한 고령 어르신이나 금전적인 여유가 없어 차량을 구매하지 못하는 분들이 이동 편의를 위해 소형 모빌리티를 이용하는 비율도 늘고 있는데요. 별따러가자는 이러한 상황에 기반하여 AIoT 모션 센서로 사고가 발생하면 빠르게 구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에요. 또한 소형 모빌리티 안전성을 위해 라이더의 안전 점수를 측정하여 보험과 연계되는 서비스 구축에도 힘쓰고 있죠. 라이더 보험료가 월 500만 원부터 최대 2,000만 원까지 고액으로 책정되어 있어서 사실상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거든요. 라이더로그를 론칭한 이후로는 실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안전한 환경에서 주행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모빌리티의 현황을 파악해 가면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소형 모빌리티를 사업과 연결하게 된 과정이 궁금해요.

별따러가자가 현재 일차적으로 집중하는 대상은 배달 라이더예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배달 라이더 수는 급증했고 더불어 여러 위험 이슈도 생겨났어요. 아이와 길을 걸을 때 보도블록으로 오토바이가 침범하는 일이 잦아졌다는 걸 인식하고는 서비스를 라이더 단속 측면으로 접근해 보면 어떨까 싶었죠. 보도블록 주행을 식별할 수 있는 기술은 이미 확보했기에 서비스를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단속을 목적으로 삼으면 라이더들이 자발적으로 이용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사업 전개를 위해 스터디를 하면서 오토바이 사고 관련 통계가 현저히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됐는데요. 사고 데이터가 없다 보니 보험사에서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는 실정이었어요. 현황을 파악하면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라이더가 안전 운전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하면 보험사는 보상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정부 차원에서는 사회적 비용이 감소할 거예요. 위험 상황에 대한 시민 민원도 줄어들 거고요. 이러한 구조라면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란 생각으로 라이더의 안전과 편의에 초점을 맞추어 사업을 전개하게 됐어요.

서비스 구축을 위해 오토바이 사고 등 위험 상황을 테스트하는 과정이 어려웠다고 들었어요. 어떤 고민과 시행착오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지금은 위험 상황에 대한 기준이 어느 정도 만들어진 상태지만, 그 기준을 만들려면 검증이 필요했어요. 예를 들어 보도블록 주행을 식별하려면 도로를 달릴 때와 보도블록을 달릴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 실제로 테스트해 봐야 해요. 그러나 보도블록을 달리는 건 불법이기 때문에 난항을 겪었죠. 테스트하다가 벌금을 문 적도 있고요. 그러다가 교통안전공단과 연을 맺게 되면서 시험해 볼 장소를 구하게 되었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테스트할 수 있게 됐어요. 폐차될 오토바이를 구해서 벽에 부딪히거나 낙하시키는 등 사고 상황을 시뮬레이션해서 서비스를 만들어 나갔죠.

데이터를 수집하는 블랙박스가 모션 센서 기반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기술이 접목되었는지 소개해 주실래요?

통상적으로 대중이 떠올리는 블랙박스는 카메라 기반일 텐데, 소형 모빌리티는 카메라 장치를 부착하기가 어려워요. 이물질이 묻어서 제 기능을 못 하는 경우도 많고, 사고 등으로 배터리 전원에 문제가 생기면 추가 전력이 없어서 작동하지 않거든요. 소형 모빌리티에 맞는 방식을 탐색하다가 모션 센서 기반의 AI 기술을 활용해 보기로 했어요. 이 센서는 오토바이 움직임에 따라 충격의 강도, 방향, 차체의 기울어짐, 속도 등을 파악할 수 있어요. 사고가 경상인지 중상인지 대형 사고인지도 분류가 가능하고요. 지금까지의 실데이터는 쌍방 추돌보다 단독 사고가 많은데, 단독 사고의 경우 데이터는 훨씬 더 정확해요.

모션 센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 소형 모빌리티에 설치되나요?

배달 라이더의 경우 B2B 사업 모델로 배달 대행 대리점과 협조해서 진행 중이에요. 라이더 휴식 공간에서 별따러가자와 라이더로그를 소개하며 설치를 제안하고 있죠. 보험과 연계되는 금융 서비스도 소개하지만 사실 장비 설치에 긍정적인 반응은 아니에요. 우리나라에 처음 CCTV가 도입될 때 사생활 침해라며 거부하는 목소리가 컸는데, 라이더로그도 비슷한 상황이죠. 이럴 때 실사용자들의 목소리가 큰 도움이 돼요. 라이더로그를 통해 지금까지 사고 상황에서 6명을 구조해 냈는데, 그때 실제로 도움받은 분들의 이야기가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거든요.

B2B 사업 모델 대상자가 배달 라이더라면 B2G 사업의 대상자는 농촌 어르신들이죠.

B2G 사업은 예산군과 함께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시범 사업 형태로 운영하고 있어요. 예산군청에서는 대상 어르신을 모집하고, 저희는 모션 센서를 설치하고 운영, 유지, 보수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죠. 도시안전망 연계로 소형 모빌리티 이용자의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사업인데요. 이륜차, 농기계 등 예산군에서 소형 모빌리티 사고가 발생하면 모션 센서가 AI 기술을 통해 관제 센터로 자동 신고 알람을 보내게 돼요. 통합 플랫폼인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에서 사고 정보와 위치를 확인하고 유관 기관에 긴급 정보를 전달하죠. 신속한 현장 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적이 드문 곳에서 사고가 나더라도 생존 확률이 확실히 높아요. 1분 만에 신고가 들어가고 구급차도 20분 이내로 도착하거든요. 모션 센서를 도입한 뒤 이전에 비해 구조 소요 시간이 72%나 단축되었어요. 어르신들 사고는 특히 농로에서 단독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무래도 농로는 홈도 많고 가드레일도 없어서 낙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큰 사고로 이어지곤 해요. 특히 인적이 드물어서 발견이 늦어지면 치명적인데, 라이더로그를 장착하면 구조 시간이 단축되는 건 물론이고 운전자의 가족, 지인에게도 사고 알람이 가기 때문에 수습이 훨씬 빨라요.

실사용자들 후기는 어때요?

처음엔 어르신들이 “이런 걸 뭐 하러 다느냐.”며 귀찮아하셨는데 실제로 효과를 보시면서 지금은 운전자분과 가족들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들어요. 특히 여성 어르신들은 보호받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농촌은 새벽에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서 인적이 드문 곳에서 사고가 나면 굉장히 무섭거든요.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뿌듯해지면서 책임감도 느끼죠.

‘시민참여형 1인 차 안전 운전 문화’를 통해 인식 개선을 하는 노력도 눈에 띄어요. 배달 라이더와 시민 사이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안전한 배달 문화를 선호할 수 있도록 인식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라고 접했어요. 인식 개선은 교육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기에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인식 전환은 현재 저희 사업을 전개하는 데 가장 필요한 일이에요. 특히 배달 라이더의 경우 두드러지는 이슈가 부정적인 사례다 보니 안 좋은 인식이 많은데, 모든 라이더가 위험하게 운전하는 건 아니거든요.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사업 진행이 확정돼도 의회 반대로 실제로 적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죠. 대중 인식이 개선된다면 서비스 안정화에도 가속도가 붙을 거라고 생각해요. 교육이나 프로그램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캠페인 등을 통해 홍보하는 게 효과적일 거라 보고 있어요.

별따러가자가 넘어야 할 벽 중 하나겠네요. 그럼에도 긍정적인 행보는 이어지고 있어요. 세계 곳곳에서 별따러가자에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죠.

특히 스쿠터 라이더가 많은 동남아 쪽에서 관심을 가져 주시는데요. 지난주에도 해외 사업을 위해 라오스에 출장을 다녀왔어요. 인도네시아, 베트남과도 파트너십이 진행되어 MOU 체결을 앞두고 있고요. 센서가 자동으로 신고해 주는 시스템이다 보니 처음엔 정확성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오류가 생기면 손해가 클 테니까요. 저희는 서비스를 론칭하기 전에 2년 동안 오류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어요. 검증된 데이터를 마련해 둔 덕분에 내년부터는 동남아에서도 라이더로그가 확대될 예정이에요. 현재는 협력 업체를 통해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요. 프랑스에서도 이와 같은 니즈가 있다는 걸 확인했는데, 동남아에서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프랑스, 북미 쪽으로도 확대해 보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국내 계획은 어때요?

먼저, 지자체와 협력하는 B2G 사업 모델을 확장하려고 해요. 지금은 예산군이랑 함께하고 있지만 다른 지자체에서도 요청이 들어오는 상황이라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에요. 이륜차뿐 아니라 전동 휠체어, 농기계 쪽에도 라이더로그를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죠. 어르신들 구조 측면으로는 법적으로도 제도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와 더불어 지원금을 통한 안정적인 사업 확대도 고려하고 있어요. 사고 시 1인을 구조할 때 드는 사회적 비용이 약 5억 원에 달하는데요. 지금까지 라이더로그로 6명을 구조했으니 30억 정도의 사회적 비용을 감축한 상황이에요. 사업 예산을 늘릴 기회이기도 해서 추가 예산을 통해 안정적인 확대를 이어가 보려고 준비 중이죠. 또한, 지금까지는 라이더로그를 모션 센서 장착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해 왔지만, 앞으로는 장치 없이 애플리케이션만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해요. 센서 부착 방식은 정확도가 높지만 직접 라이더를 만나 현장에서 장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거든요. 앱은 아직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계속 발전시키며 정교화해 나갈 계획이에요. 내년부터는 B2B 사업도 전국으로 확대될 테니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해 주세요.

브라이언 펠로우 선정은 어떤 의미인가요? 활동 범위를 넓히는 데에 기대하시는 바가 있을 것 같아요.

우선 굉장히 감사한 기회라고 생각해요. 별따러가자 사업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협력사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한데, 펠로우 선정으로 여러 유의미한 협력을 기대하고 있어요. 그간 농촌에서 사업을 진행해 오면서 독거노인이나 노인 우울증을 겪는 분들과 만날 일도 많았는데요. 앞으로는 다른 펠로우와의 협업으로 정신 건강 쪽 지원 방법을 모색하면서 더 넓은 범위의 사회적인 임팩트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요. 브라이언 펠로우 선정 소식은 별따러가자가 잘하고 있다는 응원처럼 느껴져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은 기분이에요. 든든한 동반자가 생겼으니 조금 더 힘차게 사회문제 해결에 힘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안전한 인프라가 구성되면 더욱 편리한 소형 모빌리티가 개발될 것이고, 안전한 환경에서 운행할 수 있게 될 거예요.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것이 ‘별따러가자’가 다음 세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별따러가자가 꿈꾸는 미래가 궁금해요.

처음엔 별따러가자 사업이 저한테 적용되는 서비스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소형 모빌리티 안전 관리는 저하고도 굉장히 가까운 일이더라고요. 저희 외할아버지도 오토바이 사고 후유증으로 돌아가셨고, 아버지도 전동 휠체어가 필요한 나이가 되어가고 있어요. 특정한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체감하고 있죠. 이제는 누구나 소형 모빌리티를 이용할 수 있는 시대인 만큼 안전한 인프라가 구성되면 더욱 편리한 소형 모빌리티가 개발될 것이고, 어떤 모빌리티든 안전한 환경에서 운행할 수 있게 될 거예요.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것이 별따러가자가 다음 세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요?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해 나갈 테니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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