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를 선택하여 쓰는 그날까지
식스티헤르츠(60Hertz) 대표 김종규 펠로우는 재생에너지 사용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누구나 집에서 재생에너지를 선택하여 쓸 수 있는 ‘재생에너지 구독 서비스’를 통해서요. 생소해 보이지만 이미 독일에서는 당연한 에너지 사용법이고, 국내에서도 대기업들이 식스티헤르츠의 재생에너지 구독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가정에서도 손쉽게 재생에너지를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는 그날까지 김종규 펠로우는 달려갑니다.
회사는 3년 정도 됐고요.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발전량을 알려주는 플랫폼은 주로 공기업이나 대기업들과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구독 서비스는 카카오와 현대자동차 그룹이 저희 고객이에요. 지금은 큰 기업들만 사용하고 있지만, 작은 회사나 개인들도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고요.
원래 사회 문제 해결 등에 관심이 많았어요. 특히 에너지 분야는 제가 독일에서 5년 정도 거주할 때 에너지원을 선택해 사용하면서부터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누구나 집에서 전기를 쓰잖아요. 독일에선 여러 재생에너지로 발전된 전기를 개인이 선택해서 쓸 수 있어요. 알아보니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도 다 선택할 수 있더라고요.
맞아요. 저희는 생각도 못 하는 방식이잖아요. 그게 당연한 세상에서 살아보니 한국에서는 못 한다는 게 좀 이상했어요. 심지어 독일의 전기 계량기는 한국 것보다 훨씬 낙후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한국에도 이런 걸 도입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2021년쯤 법이 바뀌면서 기업들은 선택할 수 있게 된 거죠. 재생에너지만요. 하지만 여전히 큰 기업들은 쉽게 할 수 있는데, 작은 기업이나 개인에게는 아직 닿지 않은 거예요. 그래서 저희가 서비스를 잘 만들어서 그걸 가능하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그때 되게 놀랐는데, 생각보다 너무 쉬웠어요. 온라인 사이트에 들어가서 제 계량기 번호를 입력하고, 클릭 두세 번이면 끝나요. 이렇게 간단한데 왜 우리는 못 할까 계속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독일은 정부에서 규칙을 만들어 놓은 것 같고, 그런 에너지를 판매하는 민간 회사가 굉장히 많았어요. 우리나라에 휴대폰 대리점이 많은 것처럼요. 그 회사들이 각각 만들어 놓은 다양한 상품이 있는데, 그걸 가정에서 쇼핑하듯이 고르는 거예요.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이 있어요. 그리고 사용 비율을 정할 수도 있더라고요. 석탄 화력 몇 퍼센트, 원자력 몇 퍼센트 이런 식으로요. 조합해서 쓸 수 있게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요.
발전소가 한두 개만 있다면 기상 상태의 영향이 크겠지만, 전국에 발전소가 많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게 설계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독일은 전기 요금 부과 방식이 한국이랑 좀 달라서 가능한 것 같고요. 여러 방식이 있겠지만, 제가 쓴 방법은 일단 월 정액을 내고 연말에 실제 사용량과 비교하여 더 내거나 돌려받는 형태였어요.
![[인서트2]Brianimpact_9446](https://static-b.brianimpact.org/web/2023/12/%E1%84%8B%E1%85%B5%E1%86%AB%E1%84%89%E1%85%A5%E1%84%90%E1%85%B32Brianimpact_9446.jpg)
![[인물3]Brianimpact_9475](https://static-b.brianimpact.org/web/2023/12/%E1%84%8B%E1%85%B5%E1%86%AB%E1%84%86%E1%85%AE%E1%86%AF3Brianimpact_9475.jpg)
우선 재생에너지 구독 서비스를 개발하기 전에 친환경 분산 전원 관리 소프트웨어를 만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발전소를 소유한 분들을 이미 많이 알고 있었죠. 그분들과의 관계를 많이 활용했고, 특히 시민들이 주축인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발전소들하고 관계가 좋아서 그곳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기업들한테 공급하는 걸로 시작했어요.
햇빛바람지도는 누구나 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우선 기업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어요. 그런데 개인이 발전소를 운영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런 분들도 이용하시는 것 같고, 의외로 학교에서 많이 이용해요.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이 들어오시는 거 보면 교육 자료로 활용되는 것 같기도 해요.
맞아요. 사실 큰 회사들은 오히려 15~20년씩 장기 계약을 하고 싶어 하세요. 그런데 작은 회사들은 장기 계약이 부담스러울지도 모르잖아요. 그리고 이 프로세스가 개인의 단계로 간다면 장기 계약은 터무니없죠. 누구도 15년짜리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을 거예요. 짧은 기간 단위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야지 사람들이 실제로 쓸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 분야는 공공 기관의 역할이 굉장히 크고, 주로 그곳에서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어요. 그런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공개하느냐에 따라서 저희가 잘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는 걱정이 있었죠. 그런데 다행히 저희와 같이 논의해 주시던 분들은 적극적으로 데이터를 공개해 주셔서 잘 활용했죠.
만약 명확하게 생산지를 구분하고, 생산지를 골라서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게 만들면 젊은 세대는 분명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거예요. 그래서 저희의 최종 목표가 한국의 온실가스 방출을 줄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현대의 에너지 문제가 유기농 공산품이랑 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온실가스 배출이 제일 많은 분야는 에너지 분야이기 때문에 이 분야를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온실가스 감축은 어려워요. 농업과 비유해 보자면, 정부가 일반 화학비료를 사용한 농산품과 유기농 농산품을 전부 수거하여 섞은 다음 한 박스에 넣어 못 알아보게 한 뒤 나눠주는 것과 같아요. 만약 명확하게 생산지를 구분하고, 생산지를 골라서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게 만들면 젊은 세대는 분명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거예요. 그래서 저희의 최종 목표가 한국의 온실가스 방출을 줄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소셜 벤처라는 기업의 형태로 사업을 하는 거라서 정부가 뭘 바꿔주길 기다리기보다는 저희가 먼저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2년 안에 해보고 싶네요.
전력망은 다 같이 공유해 사용하는 거예요. 전기가 거래되는 방식이 일반 공산품 거래 방식과 달라서 좀 헷갈리실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우선 발전소 앞에 계량기를 설치하여 이 발전소가 얼마나 생산하는지 측정해요. 그리고 전기를 쓰는 회사 앞에도 계량기를 설치해서 측정하는 거죠. 그래서 발전소가 생산하는 양만큼의 인증서를 발전소에게 주면, 발전소가 이 증서를 파는 거예요. 그리고 이 발전소가 생산한 전기는 이 기업에서 사용했다고 상호 인정해 주는 거죠. 그런 식으로 거래가 되는 거예요.
시선을 좀 다르게 보면 해결 방안이 있어요. 건물 옥상 같은 거죠. 우리나라는 건물 옥상에 태양광 설치가 안 되는 곳이 많아요. 만약 그런 옥상에 다 설치가 된다면 그것만 해도 굉장한 거죠.
아파트는 옥상 면적이 넓지 않아서 당연히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요. 그런데 옆 동네에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전기를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죠. 그래서 독일에는 그런 발전소가 굉장히 많아요. 한국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소 설립이 어려운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일단 절차가 복잡해요. 그리고 한국은 대지 면적이 넓지 않으니 중소형 발전소가 많아요. 대지 면적에 대한 고민은 당연히 필요한데, 시선을 좀 다르게 보면 해결 방안이 있어요. 건물 옥상 같은 거죠. 우리나라는 건물 옥상에 태양광 설치가 안 되는 곳이 많아요. 만약 그런 옥상에 다 설치가 된다면 그것만 해도 굉장한 거죠. 전 건축 분야와는 거리가 좀 있지만, 그래도 정책 제안을 할 기회가 올 때마다 옥상 이야기를 항상 하고 있어요.
일단 당연히 일회용품 안 쓰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제 개인 시간에 강의를 많이 하려고 해요. 제 비즈니스하고는 큰 상관이 없는데, 어쨌든 이런 문제가 있다는 걸 많은 사람이 알아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주말에 청소년 행사에 가서 강의를 하거나, 친환경이 주제인 대회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하고요. 사실 제가 온실가스를 줄이면 얼마나 줄이겠어요.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이 문제를 인지하고 참여할 수 있게 돕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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